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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 30년 – 생명을 그리다
자연과 인간을 따뜻하게 품는 서정시

<생명의 노래>, 62v * 74 cm, 닥판에 먹과 채색, 2005

<바보예수>

2014년 개관 10주년을 맞은 은 첫 전시로 2월 10일부터 3월 16일까지 ‘김병종 30년–생명을 그리다’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는 그간 김병종 교수가 서울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화가로, 작가로 치열하게 살아온 지난 30년간의 궤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김병종 교수는 ‘전통’을 내포하면서 ‘현대’의 그 외연을 이뤄야 하는 한국미술의 과제 속에서, 전통의 문제를 ‘마치 잡초 무성하게 퇴락한 종갓집 종손의 마음’이라며 늘 고뇌하였다. 고뇌의 결과, 그의 작품은 누구보다 토착적인 우리의 힘과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또한 화선지를 벗어나 거칠고 질긴 닥종이를 사용하고, 추상 표현주의를 연상시키는 발묵과 파묵이 혼재된 묵선, 색채의 율동 등은 기존의 동양화에서 느낄 수 없는 유쾌한 자유로움을 지닌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작업을 병행한 그의 작품세계는 10년 주기로 변화했다. 80년대 <바보예수> 연작에서는 인간의 순수와 원초적 고뇌가 관통하는 화면을, 90년대<생명의 노래> 의 연작에서는 어려움 속에서 발견한 세상 가득한 생명력을, 2000년대 <길 위에서>에서는 단순한 여정이나 단순한 문장력을 넘어서 절절한 생의 모습과 풍정을 보여준다. 독일의 미술평론가 에크하르트는 김병종 교수가 현대미술의 속성을 무거운 주제와 정신으로 통제하고 있으며 가슴을 울리는 따스함과 휴머니즘을 회복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생명의 노래, 청명>, 185 * 245 cm, 닥판에 먹과 채색, 2002

고구려 벽화의 시원 속에서 조선 문인화의 전신으로 노는 아침의 아이, 단아(旦兒)이고 싶습니다.’ 새벽의 아이처럼 김병종 교수는 지식이 광활하고, 사유는 깊지만 늘 청명한 동심의 정서를 간직하고 그것을 표현한다. 여러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작가는 자연 만물의 생명력에 대하여 그린다. 그 생명력은 그가 어렸을 적 뛰어놀던 고향의 자연에게서 받은 것이다. 이번 전시는 전북도립미술관 전관에서 한 달 넘게 총 160작품이 전시되었고 40년만에 작가가 다시 그 예술적 원천이자 자원을 채집한 곳인 고향으로 돌아온 것임에 의의가 크다.

작성: 우민정(동양화 04)
전북도립미술관2014-02-10 ~ 2014-03-16 written by Hyewon
2014/ 0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