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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대학 조형연구소 미술품보존연구센터, 2012 규장각 소장 회화 유물 모사본 제작
국학國學의 얼굴, 학문간 교류와 교육의 생생한 장을 열다

<의순관영조도> 및 <임진전란도> 모사본 제작의 과정과 내용

신하순(동양화과 교수) 미술품보존연구센터장 인터뷰

임진전란도 모사본

1 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미술대학 동양화과 김성희, 차동하 교수와 인문대학 국사학과의 이상찬 교수(규장각한국학연구원 정보자료관리부장)는 본 사업이 진행되기 이전부터 규장각의 수리복원 사업과 동양화과의 전통 기술을 연계하기위한 방안을 고민해왔다. 전통회화의 맥을 이어온 동양화과와 문화재 수리복원 연구 사업을 진행해온 규장각은 서울대학교라는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지난 오랜 기간 동안 서로가 서로의 연구 내용을 공유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공감할 수 있었다. 이런 아쉬운 부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으리란 기대 속에서, 미술품보존연구센터는 <의순관영조도>와 <임진전란도>, 두 유물의 모사본 제작 및 유물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2 모사본, 제작 과정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의순관영조도 모사본

미술보존연구센터의 모사본 제작은 현재 유물의 상태가 아닌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를 재현하고 복원모사(復原 模寫)의 방향으로 진행했다. 문헌자료 및 동시대 다른 유물들과의 비교를 통한 역사적. 회화적 정보를 조사하고 그 다음, 과학적 안료분석, 적외선 촬영, 현미경 촬영을 실시한다. 안료 분석을 하고 현미경으로 촬영한 부분을 유물의 사진에 붉은 점으로 표시한 XRF, 현미경 지도를 제작한다. 현미경 촬영을 통해 비단의 구조와 안료의 채색 상태 및 입자의 크기, 채색 순서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적외석 촬영은 회화의 밑그림 및 먹선 관찰을 하는데 유용하다. 육안으로만 보아서는 알 수 없는 안료의 종류와 사용은 위와 같은 과학적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과학적 분석 결과는 모사본 제작을 할 때 유물에 사용된 동일한 안료를 선택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위 자료를 바탕으로 모사제작의 방향성을 최종결정하고 제작에 들어가는데,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세부계획을 마련한다. 실재 유물과 옆에서 비교하여 최종마무리, 그리고 장황까지 하는 것이 모사본 제작 과정이다.   진행기간 중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조형연구소  미술품보존연구센터는 국내학술회의 <미술과 보존과학-전통회화 보존분야 발전 방안을 중심으로>를 10월 18일에 규장각에서 개최했다. 같은 날, 미술대학 50동 105호에서 동경예술대학 대학원 보존수복 일본화 전공 아라이 케이 교수 초청 세미나가 있었고 아라이 케이 교수는 동양화의 보존수복과 관련된 동경예술대학에서의 교육을 주제로 일본 미술품 보존 연구의 교육 제도에 대해 발표했다.

3 제작된 모사본은 어떻게 활용되나.

유물과 거의 동일한 재료로 원형을 모사했기에 평소에는 전시 및 대여 대용으로 활용하고, 유일본 문화재에 대한 유사시 대비를 목적으로 한다.

4 한국의 보존과학 연구의 상황은 어떠한가.

일본의 보존과학연구 분야와 비교한다면, 보존과학과 모사사업의 중요성이 최근에야 인식되어 앞으로 연구해야할 것이 많다. 보다 전문적인 교육체계 및 업무규정 확립이 그 중 하나이다.

5 동양화과에서 본 사업에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작가양성을 목적으로 작품 장착 과정에 본위를 둔 현 동양화과의 수업체계는 모사사업을 진행할 인력을 배출하는 교육과는 다소 거리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모사본 제작 사업과 같은 학문간의 교류의 장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장 경험은 학생들에게 전통의 가치를 생생히 짚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예술 창작 교육의 원동력을 부여하고 학문적 균형을 조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향후 한지제작 및 장황처리 단계를 외부업체가 아닌 교내 연구시설이 담당하기 위한 시설확충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있다.

6 서울대학교라는 공간이 가져다 준 이점은 무엇인가.

앞서 언급한 동양화과 김성희, 차동하 교수와 국사학과 이상찬 교수, 의류학과 유효선 교수, 화학생물공학부 이윤우 교수, 산림과학부 윤혜정 교수는  ‘고미술품모사복원 연구 집담회’에 참석하여 본 사업과 관계된 학문적 제언을 제공했다. 특히 의류학과 유효선 교수는 화견畵絹과 의견衣絹의 차이 및 견 제작과정, 그리고 한국의 견 제작 현황에 대해 알려주셨고, 윤혜정 교수는 전통한지 및 화지제작의 화학성분에 대해 자문하였다. 이윤우 교수는 ‘조선왕조실록 밀랍본의 탈랍처리기술’을 주제로 초임계 건조방식에 대한 발표하여, 문화재 수리복원 사업이 앞으로 참고할만한 지식-과학적 접근방식을 추천해주셨다. 위 분들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제언들을 귀담아 들을 수 있는 환경, 학문들의 울타리- 대학교라는 교육공간의 장점이 여기에 있다.

7 미술품보존연구센터, 무엇을 바라보고 있나.

미술품보존센터는 국립고궁박물관이 공고한 ‘태조 어진 모사도 제작사업’의 사업자로 3월 선정된 데 이어 ‘2013 규장각 보물 제1590호 <화동고지도> 모사본 제작 사업’ 도 함께 진행하며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미술품보존연구센터는 첫 사업의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규장각, 고궁박물관과 같은 유물 소장 기관들과 함께 미술품 보존 연구에 대한 장기적 학문 연계를 도모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통회화 관련 연구소를 개설하여 본 사업의 학문적 연구를 기록할 계획이다. 학생들뿐 아니라 국내외 미술품 보존연구의 새 바람이 불어오리라 믿는다.
인터뷰: 백필균(동양화 11)
written by Hyewon
2012/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