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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지역문화 살리기의 현장 – 특집인터뷰 02

홍군선(응용미술 80)홍군선 부산디자인센터 원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와 고려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디자인연구소, 우퍼디자인, 메커조형그룹을 거쳐 2009년부터는 서울시 디자인기획관으로서 서울시의 공공디자인과 디자인정책을 기획했으며, 2012년 부산디자인센터의 4대 원장으로 취임하여 현재 부산 지역의 공공디자인의 발전에 힘쓰고 있다.

80년대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가르침이 있습니까?여러 선생님들께 좋은 가르침을 받았지만 그 중 장호익 선생님의 가르침이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저녁 늦게까지 수업을 하시기도 하고 때로는 신림동 순대집에서도 수업을 연장해서 했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왜’라는 질문에 대한 합리적인 대답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올바른 디자인에 대해 끊임없이 일깨워주신 점은 큰 가르침이었습니다. 디자이너는 항상 왜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지금도 되새기곤 합니다.

●공공디자인을 운영하시는데 있어 어떤 철학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우리나라 공공디자인은 과장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공공’이라는 것은 ‘대문을 나오는 순간부터’ 공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자신의 집의 담이라고 해도 그것이 외부라면 자칫 다른 사람에게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 환경이 공동의 것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는 거죠. 공공의 영역에서 이러한 공공성의 개념이 대중에게 전해졌으면 합니다. 또한 디자이너가 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디자인을 할 때 어떠한 대상에 집중해서 디자인을 잘 할까라고만 고민한다면 자칫 스타일링에 치중하게 됩니다. 따라서 먼저 전체의 맥락 속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올바른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과 부산의 디자인정책을 수립하시는데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서울과 부산의 차이는 생각보다 큰 것 같습니다. 부산이 제 2의 도시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단지 서울과 지방으로 나뉠 뿐인 것 같습니다. 서울과 지방의 문화적 인프라, 체험에 대한 기회 등을 누릴 수 있는 차이가 너무 커서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지방의 공공기관들이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공디자인과 정치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십시오.우리나라처럼 정치가 국가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나라에서 디자인과 정치는 매우 밀접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공공 영역에서 그런 경향이 강하고요. 공공 부문의 많은 사업에서 디자인의 활용이 많아지고 있는 때에, 디자이너가 스스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치가 디자인을 ‘악용’한다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정치가들의 속성을 이해한다면 어찌보면 그 이용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정치가가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따라서 이를 ‘악용’이라 하기 전에 그런 현실에서 디자이너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 디자인 또한 정치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거죠. 즉, 그런 현실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이 공고해지고 정착되면 디자이너들에게 국가의 예산이 올바르게 수혜될 수 있을 테고, 그러면 더욱더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안목이 높아지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더욱 디자이너들이 올바른 디자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못된 정치에 의해 왜곡된 디자인이 양산되는 시스템에 대한 적극적 참여와 비판이 필요합니다.

●공공디자인 프로젝트 중 가장 보람을 느꼈던 프로젝트는 무엇입니까? 현재 부산디자인센터가 주관해 시범사업을 하는 <부산범죄예방환경디자인사업>*이 있습니다. 2년 전 서울시청에서 있을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주제인데요, 지금까지 디자인이 매력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쓰여졌다면 이제는 일상적인 생활에 도움이 되는 디자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범죄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사회에서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 확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또한 디자이너의 사회 인식과 영역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범죄는 처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합니다. 점점 강력 범죄가 늘어나고 지능화되는 추세로 되어가기 때문에 그 예방에 있어 경찰력만으로는 한계를 가집니다. 따라서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자신의 환경을 스스로 조성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부산디자인센터는 환경디자인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부산 전역에 사업을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 중입니다.

●현재 공공디자인의 현황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공공성의 결여라고 생각합니다. 거리 현수막이나 옥외광고물이 난립하는 것, 단체나 기관의 이름을 지나치게 크게 표현하는 것, 자극적인 색채의 무분별한 사용, 공공 공간의 무분별한 침해 등 모든 것들이 도시공간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혼란스럽게 하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굳이 법으로 제재를 하지 않더라도 자기 집 외부 벽을 마음대로 현란하게 색칠하거나 마음대로 간판을 달지 않는 것이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예의입니다. 남들이 싫어하는 내 행위가 폭력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공공디자인에서는 일부 특별한 장소를 제외하면 지나치게 개인의 색채나 취향, 일부 단체의 색채나 슬로건을 과도하게 표현하는 것을 피해야합니다. 개인은 물론 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공공기관은 자신들이 하는 모든 행위는 다 공공성이 있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공공기관이라고 해서 현수막을 지정된 장소 이외에 부착하면 안됩니다.

●부산의 지역 문화 살리기의 측면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부산은 바다와 인접하여 해양 수산 관련 산업 비중이 높습니다. 그래서 바다와 관련된 문화가 주를 이루고 있고 이것이 바로 부산의 상징입니다. 현재 부산디자인센터에서는 해양과 수산관련분야 사업을 계획하여 추진중입니다. 그래서 우선은 부산수산물의 가치향상을 위해 CI, BI 포장, 브랜드 등의 디자인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일본 원전 사고로 인한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문제로 수산물 전체의 소비가 줄어들고 있지 않습니까? 국내 수산물에 대해서 여러 전문가들이 안전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수산물에 대한 소비 심리는 크게 위축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보면 수산물에 대한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심리적 요인을 분석하여 적절하고 안전한 수산물의 소비를 위한 서비스디자인 측면에서 디자인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 부산의 대표 어종인 고등어를 주제로 몇 가지 상품을 개발한 바 있으며, 일부는 판매를 시작하고 있기도 합니다. 비교적 반응도 좋아 지속적으로 확대해 볼 생각입니다.

인터뷰: 김보섭 (디자인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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